벚꽃이 피는가 싶더니 바람에 사방에 날리운다. 슬픈 것은 어디 이 꽃 뿐이랴! 봄이 오지만 곧 봄이 가는 것을… 꽃잎이 흩어져 소멸하듯 우리 삶도 천천히 산화해 가는 것 아닌가! 그래서 봄은 기쁜 듯 하며 슬프고 생명력이 충만한 듯 하나 실은 쇠락하여 가는 것이다.
벚꽃 피고 지던 눈부신 그 날…너는 무슨 갈등에 지쳐 간절히 움켜질 만 한 이 세상을 아무 말없이 등졌던가?
내 몇 장의 사진속, 유독 정면을 바라보지 못하던 네 모습은 내게 남긴 유서가 되어 함께 나누웠던 수많은 날의 철학과 고뇌와 웃음들을 밀어내 버리고 기억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