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여름이 길고 그 만큼 가을은 짧아진 듯 합니다. 여름의 열정은 이제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침범하며 계속 여흥을 재촉하는 듯 합니다. 기후변화는 이제 직접 체감하는 단계에 이른 듯 싶습니다. 우리가 동식물의 멸종을 지켜보며 안타까워하듯 계절의 단축도 비슷한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그저 조용한 종족의 사라짐을 넘어 인간사의 세세한 부분까지 재앙적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사라지기전 증명사진이라도 박을 듯한 기세로 가을의 자취를 쫓아 이곳 저곳을 헤매다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