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해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 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은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유치환의 ‘깃발’)
임진각. 그 곳에는 놀이기구의 괴성이 들리고, 공연이 펼쳐지고, 잔디 위로 구르는 아이들,
연인들의 다정한 발걸음이 있다. 흥에 겨울 일 없는 그 땅위에 사람들은 하늘과 바람과 깃발에 취해
아물지 않고 역사처럼 파인 상처들을 어르고 달래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