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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여행의 마지막 날,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공항에 짐을 보관하고 다낭의 이곳 저곳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오행산은 당초 계획에 없었는데 공항으로 배웅하던 호텔 기사가 30분 정도 구경하겠느냐고 해서 들른 곳인데, 기사의 제안대로 30분이면 충분한 곳. 오행산은 산 전체가 대리석으로 되어 있다고 하여 마블 마운틴(Marble Mountain)이라고도 불립니다. 전망대 입구에 도착하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병풍처럼 선 산들을 보고 절을 지나 계단을 통해 내려오면 모든 것이 끝납니다. 오행은 금(金), 나무(木), 물(水), 불(火), 흙(土)의 다섯가지 원소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오행산 주변으로는 대리석으로 석상을 만들어 파는 가게들이 즐비합니다.
공항에 짐을 보관하는 코인로커가 없고 국제선 아래 층, 국내선 에어포트 레스토랑이라는 곳에 돈을 내고 맡길 수 있습니다. 맡기게 되면 짐검사까지 하는지 짐검사를 하였다는 스티커가 가방에 붙어 있습니다.
짐 보관하고 들른 곳은 참(Cham) 박물관입니다. 다낭 시내 드래곤 브릿지(Dragon Bridge) 용꼬리에 해당하는 곳과 인접해 있어 두 군데를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참 박물관은 참파왕조의 유물들이 전시된 곳입니다. 참파왕국은 4~13세기 베트남 중부지방에 위치해 있던 인도네시아계의 참족이 세운 왕국이라고 합니다. 박물관 건물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 프랑스인의 집을 개조하여 만든 것이며, 호이안보다 남쪽에 위치한 미손을 비롯한 참파유적지에서 가져온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박물관 치고는 볼 것도 부족하고 설명도 부족한 곳입니다. 비행기 시간까지 여유가 있을 때 와보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
미손유적지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으로 가보지 않았으나 베트남전쟁당시 베트남군의 본거지여서 미군의 폭격 등으로 많이 훼손되었고 일부만 남아 있다고 합니다. 미손유적지도, 참 박물관도 앙코르왓트 같은 고대왕국과 웅장한 건축물이 있을 뻔 했다는 베트남인의 아쉬움 정도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박물관을 나오면 매점과 벤치가 있고 큰 나무 밑에 시원한 그늘이 만들어져 쉬기에 좋습니다.
참 박물관을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드래곤 브릿지(Dragon Bridge)의 꼬리에 이릅니다. 한 낮이지만 강이라서 바람이 적당히 불어 오토바이 매연만 견디면 다리를 건너 머리부분까지 갈 수 있습니다.
용머리 쪽에 이르면 우측으로 DHC마리나 라는 곳이 있는데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를 벤치마킹한 느낌입니다. 하얀 용조각도 싱가포르의 머라이언이랑 비슷합니다.
드래곤 브릿지(Dragon Bridge)는 조명에 따라 다양한 색으로 변신합니다.
다시 다리를 건너 용 꼬리쪽 넓은 공터에 이르면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과 함께 바람을 쐬며 저녁시간을 보냅니다.
역시 때가 되니 한차례 장대비가 내리고 그 많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흩어지고 넓은 공터가 썰렁해 집니다. 이제는 더 이상 할 것도 없고 공항으로 이동합니다.
인생도 여행도 끝을 향해 달려가듯 길 것 같았던 호이안을 중심으로 한 베트남 여행도 아쉬움을 남긴 채 끝나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