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를 들었던 때가 대학에 입학했던 무렵이니 정말 무수한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시절엔 어찌 그리 마음 아린 날들이 많았길래, 몸도 마음도 화석이 될 만큼 무수한 단련을 거쳤음에도 노래 한 소절로 고스란히 그 때를 기억해 내는 것일까요? 시간이 흘러도 그 시절의 애닯음은 인생의 옹이처럼 남는 것일까요?
햇빛보다 밝고 하얗게 웃던, 꿈과 열정과 고뇌로 청춘을 불사르던 그 시절 친구들은 이제 중년을 훌쩍 지나 건강을 염려하는 나이가 되어 가네요. 그러나 고해같은 세상에서 풍찬노숙하며, 긴 시간 풍화로 심신이 닳아갈지라도 한 구석에 아직 그리움이 남아 있다면 그 것으로 충분합니다. 거기에다 올 해 가기전 얼굴까지 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친구를 만나러 갈까요?
둘이서 울던 자리는 안녕
나는 모두 잊으리
낙엽 지던 가을 속으로
훌쩍 떠나고만 싶어라애띤 너의 옛 모습을 닮아
따스한 내 손길 기다리듯
조그만 탁자위엔 아직도
찻잔이 다소곳이 놓여있겠지둘이서 울던 날
그 유리벽 찻집 창가엔
빗물이 흐르고 있었지언제나 해맑게
너를 바라보던 작은 꽃은
아직 피고 있을까눈물 흘리며 떠나리 안녕
나는 가을 나그네처럼
단발머리 나풀거리던
지난날 너의 모습 간직한 채로둘이서 울던 날
그 유리벽 찻집 창가엔
빗물이 흐르고 있었지언제나 해맑게
너를 바라보던 작은 꽃은
아직 피고 있을까눈물 흘리며 떠나리 안녕
나는 가을 나그네처럼
단발머리 나풀거리던
지난날 너의 모습 간직한 채로단발머리 나풀거리던
지난날 너의 모습 간직한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