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산(石蒜) 또는 꽃무릇.
꽃대만 길게 자라다가 끝 부분에 꽃이 피고 나중 잎이 나올 때에는 꽃은 이미 지고 없어서, 꽃과 잎이 만날래야 만날 수 없다하여 꽃 말이 ‘이루어 질 수 없는 애절한 사랑’ 이라나 뭐라나… 한 친구는 이 꽃에 대해 ‘피처럼 붉은 색이 처연하다’라 하였는데 꽃 말과 자태를 보노라면 딱 맞는 표현인 듯 싶습니다. 생김새도 그렇고 꽃에 얽힌 전설도 그렇고 신비함 마저 느껴지는 묘한 꽃임에는 분명합니다.
전북 고창 선운사, 전남 영광 불갑사 등 유독 절 주위에 많은데, 뿌리나 줄기에 독성이 있어 꽃의 전분을 이용해 풀을 쑤어 탱화나 단청 등을 그리면 좀이 쓰는 것을 막을 수 있어서 절 주위에 많이 심었다고 하네요.
먼 곳까지 달려갔지만 일부만 만개하였고 꽃 주위로 빛이 쏟아져야 그럴 듯 한데 대신 비가 쏟아집니다. 쏟아지는 비 속에도 카메라와 삼각대로 중무장한 사진동호인과 등산객들로 분비는 것은 이 꽃의 짧은 개화시기로 인함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