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간히 내리던 비도 그치고 공기도 청량하여 새벽녁 서둘러 북한산에 오릅니다. 나무 잎과 등산로는 아직 물기를 머금고 있고 습도도 조금 높아 후덥지근 하지만 보상이라도 하듯 간간히 운무가 피워오르더니 비봉에 다다랐을 즈음 절정에 이릅니다.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봉우리 사이로 운무만이 자유로이 피워오르고 또 바람에 흩어지기를 반복하며 산의 모습에 변화를 줍니다. 늘 같은 듯 하지만 다르고 또 다른 듯 하지만 같은 산의 풍경은 항상 경이롭기만 합니다.